그때 무진의보살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 드러내고,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아뢰되, 『세존이시여, 관세음보살께선 그 무슨 까닭으로 관세음이라 불리시나이까.』
부처님이 무진의보살에게 이르시되, 『선남자야, 만약 무량 백천만억 중생이 있어 온갖 고뇌 받는다 해도, 이 관세음보살 있음을 듣고 한마음으로 그 이름 부른다면, 관세음보살이 곧 그 음성 알아들어 다 고뇌에서 풀려나게 하나니라.
만약 이 관세음보살 이름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자는, 설사 큰 불 속에 들어간대도 불이 능히 태우지 못하나니, 이 보살의 위신력威神力 때문이며, 만약 큰 물에 표류한대도 그 이름을 부르면 곧 얕은 데 닿게 되며,
만약 백천만억 중생 있어서, 금과 은과 유리·마노와 산호·호박·진주 따위 보배 구하러 큰 바다에 들어갔을 때, 설사 태풍이 그 배에 불어닥쳐 나찰귀羅刹鬼의 나라에 닿게 한데도, 그 중에 다만 한 명이라도 관세음보살 이름 부르는 자 있다면, 이 사람들 다 나찰의 고난에서 벗어나게 되나니, 이러한 까닭으로 관세음이라 일컫느니라.
만약 또 사람이 있어 해 입으려 할 때에 관세음보살의 이름 부르면, 처형하는 자 잡은 무기가 갑자기 토막토막 부서져 버려 그 고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며, 만약 이 삼천대천세계에 야차·나찰 우글거려, 그들이 몰려와 괴롭히려 한다 해도, 그 관세음보살 이름 부르는 것 듣게 되면, 이 악귀 모두 악의惡意 품은 눈초리로 보지도 못하려니, 하물며 다시 헤치려 들까 보냐.
설령 사람 있어 죄 있거나 죄 없거나 수갑·착고와 칼과 쇠줄이 그들을 메어 놓았다 해도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른다면, 그 모두 끊기고 부서지고 해, 곧 이에서 벗어나지며,
만약 삼천대천세계에 도둑이 가득커늘, 한 상주商主 있어 여러 상인 거느리고 귀한 보물 지닌 채 험한 길 지나갈 때, 그 중의 한 사람이 이리 말하되,
『선남자들아, 두려워 말고, 너희 응당 한마음 되어 관세음보살의 이름 부르라. 이 보살 능히 안전을 중생들에게 베푸시나니, 너희가 만약 그 이름 부른다면, 이 도둑들의 공포에서 마땅히 벗어나게 되리라.』 하니,
여러 상인 듣고 다 함께 소리내 『나무 관세음보살‘이라 일컫는다면, 이 이름 부른 탓에 곧 위험에서 벗어나리라. 무진의야, 관세음보살마하살의 위신력이란 크고 큼이 대저 이 같느니라.
만약 중생이 있어 음욕淫慾이 많아도, 관세음보살 늘 염念해 공경하면 곧 음욕을 떠나게 되며, 만약 진애성냄 많아도, 관세음보살 늘 염해 공경하면 곧 진애를 떠나게 되며, 만약 우치어리석음 많아도, 관세음보살을 염해 공경하며 곧 우치를 떠나기에 이르리라. 무진의야, 관세음보살에는 이 같은 큰 위신력 있어 이익 끼침 많거니, 그러기에 중생들은 항상 마음에 염할지니라.
만약 어떤 여인이 있어 아들을 얻기 위해 관세음보살을 예배하고 공양하면, 곧 복덕·지혜 구비한 아들을 낳게 되며, 만약 딸을 얻고자 하면 곧 아리따운 모양의 딸을 낳아서, 이 애가 전생에 심은 선근 탓으로 뭇 사람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리라. 무진의야, 관세음보살에는 이 같은 힘 있나니라.
만약 중생 있어 관세음보살을 공경·예배한다면 얻는 바 복이 헛되지 않으리니, 그러기에 중생은 다 관세음보살 이름 수지해야 하나리라.
무진의야, 만약에 사람 있어 육십억 항하사의 보살 이름 수지하고 다시 목숨 다하도록 음식·의복·침구·약품 공양한다면, 네 뜻에 어떠하뇨. 이 선남자·선녀인의 그 공덕이란 많다 하랴, 적다 하랴.』
무진의 아뢰오되, 『매우 많다 하오리다, 세존이시여.』
부처님이 이르시되, 『만약 또 사람 있어 관세음보살의 이름 수지해, 내지 한때라도 예배·공양한다면, 이 두 사람이 얻을 복덕은 똑 같아 조금도 차이 없어서, 백천만억겁 지난다 해도 다하는 일 없으리라. 무진의야,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수지하면 이리 무량·무변한 복덕의 이이 얻나니라』
무진의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오되, 『관세음보살은 어떻게 이 사바세계에 노니시며, 어떻게 중생들에게 설법하시며, 방편력方便力, 그 일은 또한 어떠하오니까.』
부처님이 무진의보살에게 이르시되, 『선남자야, 만약 어느 국토에 중생이 있어, 부처님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관세음보살이 곧 부처님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벽지불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벽지불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성문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성문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범왕梵王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범왕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
제석帝釋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제석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자재천自在天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자재천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대자재천大自在天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대자재천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천대장군天大將軍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천대장군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비사문毗沙門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비사문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
소왕小王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소왕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장자長子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장자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거사居士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거사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관리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관리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바라문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바라문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
비구·비구니·우바새·우바이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, 곧 비구·비구니·우바새·우바이의 몸을 나투어 법을 설하며, 장자나 거사나 관리나 바라문의 부인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, 곧 그 같은 부인의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
소년· 소녀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소년·소녀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천天·용·야차·건달바·아수라·긴나라·마후라가 등 인비인人非人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다 그 몸 나투어 법을 설하며, 집금강신의 몸으로 제도할 자란 곧 집금강신 몸 나투어 법을 설함이라.
무진의야, 이 관세음보살이란 이런 공덕 성취하여, 갖가지 모습되어 온갖 국토 노닐면서 중생 구제하나니라. 그러기에 너희 응당 한 마음되어 관세음보살을 공양할지라.
이 관세음보살마하살 있어 공포에 떠는 위난危難 속에서 능히 안전을 부여하나니, 그러므로 이 사바세계 사람들 모두 부르되 시무외자施無畏者라 이름이로다.』
무진의보살 부처님께 아뢰오되, 『세존이시여, 제가 이제 마땅히 관세음보살을 공양하려 하나이다.』 하고, 곧 진주 목걸이 백천량금百千兩金 나가는 그것을 풀어, 드리려 하여 말하되, 『인자仁者여, 법시法施의 이 진보珍寶 목걸이 받으오소서』 때에 관세음보살 안 받으려 하시거늘, 무진의 다시 관세음보살에게 말씀드리되, 『인자여, 저희 가엾이 여겨 이 목걸이 받으소서.』
그때, 부처님이 관세음보살에게 이르시되, 『무진의보살과 사부대중과 천天·용·야차·건달바·아수라·긴나라·마후라가 따위의 인비인들을 가엾이 여겨, 이 목걸이 받으라.』 고 하시니, 즉시 관세음보살 모든 사부대중과 천과 용 따위 인비인들을 가엾이 여겨, 그 목걸이를 받으사 둘로 갈라서, 그 하나는 석가모니불, 또 하나는 다보불탑 바치니라. 무진의야, 관세음보살이 이리 자재自在한 신력神力 지니고, 사바세계 노니나니라.』
그때, 무진의보살 계를 설해 여쭈오되, 『묘상妙相 갖춘 세존께 거듭 여쭈옵노니 저 불자佛子 어찌하와 관세음이시니까.』 묘상갖춘 세존께서 게를 설해 답하시되,
『온갖 곳에 응현應現하는 관음의 행行 들으라. 서원 깊기 바다 같아 헤아릴 수 없는 겁劫을 기천억 불타 섬겨 청정대원 발했니라.
대략 이르자면 불명佛名 듣고 불신佛身 뵈어 마음에 늘 염念했기에 온갖 고苦 없앰이니, 헤치려고 밀어서 불구덩이 떨군대도 관음의 힘 염念하면 변하여 못물 되며, 큰 바다 표류하여 용과 고기·귀신이 해치려 해도 관음의 힘 염하면 물결이 못 삼키며,
수미산 봉우리에서 밀리어 떨어져도 관음의 힘 염하면 공중에 안주하기 해와 같으며, 악인에 쫓겨 금강산철위산에서 떨어진대도 관음의 힘 염하면 터럭 하나 안 다치며, 도둑이 포위하여 각기 칼을 들고 죽이려 해도 관음의 힘 염하면 모두 자심慈心 일으키며,
나라의 핍박받아 처형되려 할 때라도 관음의 힘 염하면 칼이 곧 토막나며, 칼과 쇠줄·수갑·착고 몸을 묶어도 관음의 힘 염하면 깨끗이 풀려나며, 저주나 독약으로 해치려 해도 관음의 힘 염하면 본인에게 돌아가며,
나찰·독룡·귀신 등을 혹시 만나도 관음의 힘 염하면 헤치지 못하며, 맹수 에워싸 이빨·발톱 무서워도 관음의 힘 염하면 먼데로 도망치며, 갖가지 뱀 독기를 번갈아 뿜어대도 관음의 힘 염하면 즉시 각기 돌아가며,
구름에 뇌성 일고 번개 치며 우박·큰 비 온다 해도 관음의 힘 염하면 홀연히 스러지며, 불행 만나 끝 모르는 괴로움이 닥쳐와도 관음의 지혜의 힘 이를 구제하나니라.
신통력을 갖추며 지혜의 방편 닦아 시방세계 어디건 현신現身 안함 없나니, 모든 악취惡趣-지옥·아귀·축생 따위의 생사병로 그 고통 점차 없애 줌이라.
진관眞觀·청정관淸淨觀·광대지혜관廣大智慧觀· 비관悲觀·자관慈觀, 늘 우러러 볼지어다. 맑은 빛의 지혜의 해〔日〕온갖 어둠 깨뜨리며, 풍재風災·화재火災 능히 없애 세상 밝게 비침이여, 계戒는 비悲의 모습이라 우뢰로 울고 인자한 마음 큰 구름 같아 감로甘露의 비를 내려 번뇌의 불 끄는 도다. 소송하는 관청이나 군진軍陣 속에서도 관음의 힘 염하면 적이 다 물러나리.
묘음妙音·관세음·범음梵音과 해조음海潮音이 다시 없는 소리거니, 그러기에 항상 염해 조금도 의혹 마라. 성스러운 관세음이 고뇌·사액死厄 당하여 의지할 바 능히 되리. 온갖 공덕 갖춰 자안慈眼으로 중생보아 복 무더기 한 없거니 응당 정례頂禮 할지니라.』
그때, 지지보살이 곧 자리로부터 일어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오되, 『세존이시여, 만약에 중생이 있어, 이 관세음보살품의 자재自在한 행동 - 두루 몸 나투는〔普門示現〕신통력 들은 자라, 알지니 이 사람은 공덕 결코 아직 적사오리다.』 부처님이 이 보문품 설하실 때, 대중 속 팔만 사천 중생들이 비길바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일으키니라.